구글 본사 한국인 임원이 꼽은 회사의 경쟁력은?박민규 기자 아시아경제입력 2012.11.14 11:35 한국인으로 미국 구글 본사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황성현 상무(사진)는 재미있는 조직문화 명확한 목표 동료평가 등 3가지를 구글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황 상무는 야후코리아 인사담당, JAPAC 마케팅인사담당 상무 등을 거쳐 현재 구글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
2008년 구글 미국 본사가 전 세계 2만명의 구글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구글다운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만났다.
■재미있는 조직문화=황 상무는 “사람들은 구글 하면 창의적·혁신적이고 재미있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구글이 벤처기업이라 그렇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이 2400억달러(약 260조원)에 달하고 직원만 2만5000명인 거대 조직을 즐겁게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문화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구글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단순히 정해진 사무실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휴게실 소파 등에 자유롭게 앉아 노트북으로 일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근무시간에도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동료들과 함께 야외에서 배구 경기를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런 자유로운 업무가 가능한 이유는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황 상무가 소개한 구글의 조직문화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주인의식이다.
제품이나 경영방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평불만을 할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고치겠다는 것이다.
둘째, 거시적 관점에서 리스크를 각오하는 것이다.
실패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셋째, 조직 내 누구와도 개방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의사소통을 통해 뭘 했는지, 뭘 잘했는지, 뭘 하는지 분석하고 이는 곧 성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명확한 목표=황 상무는 “구글의 가장 큰 강점은 목표(미션)가 명확하다는 점”이라며 “많은 기업은 이상(비전)이 매우 추상적인데 예를 들어 ’21세기 초우량 기업’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보다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구글 메인 화면에 그 흔한 배너 광고 하나 없는 것은 이들의 목표가 단순히 수익 창출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구글은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지가 명확하다”며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정보를 조직화해 어디서든 접근(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표를 위해 전 직원이 일하고 만약 경영진이 이와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할 때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구글 경영진은 매주 금요일 직원들이 갖고 있는 의문사항에 대해 모든 직원이 보는 앞에서 실시간으로 답변해준다.
■동료 평가=구글은 성과평가를 단순히 상급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이 기명으로 피드백(의견)을 준다.
이 피드백은 단순히 수치화된 것이 아니라 간단한 산문 형식으로 되어 있어 평가라기보다는 조언에 가깝다.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구글은 직원을 뽑을 때도 인사담당자나 경영진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판단한다.
예컨대 소프트웨어(SW) 기술자(엔지니어)를 뽑는다면 동료 기술자가 면접을 보고 기술자로 구성된 채용위원회가 최종 채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인사담당자는 더 나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이런 방식은 위계질서가 확실하고 딱딱한 우리 기업의 조직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황 상무는 “각 기업마다 영위하는 사업에 맞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위계질서가 철저하고 성과가 좋으면 그 기업에 맞는 방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계질서가 철저하면 그 안에서 어떻게 성과평가를 하고 조직문화를 재검토(리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미국) 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