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상 저작물 플랫폼의 패권이 영화에서 유튜브, OTT에 이관한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는 “아바타”정도가 아니면 더 이상 대중의 주목을 모을 수 없다.
오히려 넷플릭스만으로 감상할 수 있는 “더·글로리” 같은 작품이 “교내 폭력” 같은 사회적 담론을 주도한다.
실제 아바타의 경우 전통적인 포맷의 영화라기보다는 새로운 체험의 영역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정공 법적인 영화가 과연 향후 영상 저작물의 initiative를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국내 OTT플랫폼에서 왓챠은 minorservice provider이다.
OTT서비스를 여러 구독하는 경우에는 요금 부담이 하나도 없지만 단 하나의 OTT만 구독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왓챠을 선택 소비자는 드물 것이다.
나도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보고 있어, 웨이브와 티 빙도 가끔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왓챠은 “시네필(CINEPHILE)”을 겨냥한 콘텐츠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다.
왓챠에서는 영화사에서 되풀이 언급되는 거장들의 작품을 다수 감상할 수 있지만 이런 작품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과거에 제작된 화질과 CG가 후진 사례가 많아 평론가의 호평과 반비례해서 대중성과는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즉,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리는 OTT플랫폼으로서는 자원을 낭비할 필요성이 낮은 콘텐츠이다.
그러나 나처럼 시네필 감성을 가진 소비자로서는 cozy인 나의 집에서 대부분의 시네마 테크 수준의 archaive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니 왓챠이 너무 고맙고 소중하게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시장에서도 major player가 있으면 niche market을 노리는 선수도 있으니 꼭 live long and propser 하고 바랄 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왓챠을 들여다 보며, 레오·까락스(Leos Carax)” 나쁜 피”를 봤다.
레오·까락스 영화는 제대로 본 것은 “홀리 모터스”수밖에 없다 최근”도쿄!
”을 통해서 단편에 접한 적이 있지만 두 영화 모두 주연을 맡은 데니, 라반(Denis Lavant)의 강렬한 연기가 좀처럼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틀림없이” 나쁜 피”에도 드라 밴이 주연으로 나오는데 충분하지 않나..두 영화에 비해서는 극히 평범한 캐릭터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스토리가 중요한 영화가 아닌 것 같아요..의외로 감수성 풍부한 사랑으로 kind of surprise였다.
감독이 아직 이상하기 전인가..가장 놀란 부분은 ‘ 초가위’가 강하게 느껴졌다는 점. 갑자기 애인을 떠나고 이틀 병 다운 말을 남기거나 애정 결핍의 주인공이 맞는 비극적 결말 같은 나라티브적인 측면은 물론 거대 도시 속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을 감각적으로 담을 영상미로도 한·가이와 홍콩 누아르가 짙게 느껴졌다.
홍콩 누아르가 갑자기 어디에서 뛰쳐나온 것인가 했더니 이 녀석들이 프랑스 누벨 이마주를 보고 만들었어..하늘 아래에서 전혀 새로운 것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무려 37년 전(1986)에 만들어진 이런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단순한 지적 호기심의 차원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현 시점에서 가치 있는 contemporary piece를 창작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 나쁜 피”의 또 하나의 덕목은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두 여배우, 줄리엣·비노슈(Juliette Binoche)와 쥬리·데루히(Julie Delpy)의 청순한 시대에 만나는 점이다.
줄리엣·비놋슈은 23세, 쥴리·데루히는 무려 18세 버전을 만나지만 줄리엣·비놋슈은 중년 이후의 얼굴에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20대 시절이 어색했던 것 같다.
줄리, 데루히는 비포 시리즈에서 낯익인 만큼 이 영화 속의 모습은 그야말로 상쾌한 잡채다.
# 나쁜 피#왓챠